"에세이는 생각을 정리하는 글이 아닙니다. 감정을 구조화하는 도전입니다."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막상 ‘에세이’라는 단어 앞에서는 멈칫하게 됩니다. 나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수십 번을 지웠다 쓰기를 반복했고, 때로는 나 자신을 의심하기도 했죠.
하지만 어느 순간, 글쓰기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내 안의 질문과 감정을 들여다보는 작업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 글은 에세이 쓰기가 낯선 사람들도 쉽게 따라올 수 있도록, ‘아이디어 발굴 → 초안 작성 → 퇴고’라는 3단계 전략을 중심으로 풀어낸 저만의 경험과 노하우입니다.
글쓰기 실력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대신, 나만의 시선과 솔직한 감정이 있다면 누구든 공감받는 에세이를 쓸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그 여정을 함께 시작해봅시다.
목차
- 1. 에세이 쓰기 전략: 기본 개념과 방향 설정
- 2. 단계 1 – 아이디어 발굴과 구조 설계
- 3. 단계 2 – 초안 작성 및 감정 담기
- 4. 단계 3 – 다듬기 & 리비전 전략
- 5. 플랜 지속 및 글쓰기 루틴 만들기
1. 에세이 쓰기 전략: 기본 개념과 방향 설정
“내가 왜 이 글을 쓰는가?”
이 질문은 언젠가 에세이를 쓰며 처음으로 나 자신에게 던졌던 말입니다. 머리는 쓸 말로 가득했지만, 가슴은 도무지 움직이지 않았던 그때, 깨달았습니다. 글은 기술로 쓰는 게 아니라 감정으로 써야 한다는 걸요.
에세이는 단순한 ‘잘 쓴 글’이 아닙니다. 한 사람의 마음이 가진 질문, 상처, 통찰을 정리하는 감정의 구조물입니다. 그래서 글을 시작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내가 지금 이 이야기를 왜 써야 하는지’에 대한 감정적 이유를 찾는 일입니다.
같은 주제를 가지고도 누구나 다른 시선과 언어를 가집니다. 이게 바로 에세이의 힘입니다. 독자는 정보보다 감정에 반응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건 ‘정보 중심’ 글쓰기보다 ‘의미 중심, 그리고 감정 중심’ 글쓰기로 방향을 설정하는 것입니다.
단 한 줄의 문장이 독자의 마음을 건드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문장은, 나 자신을 먼저 통과해야 비로소 힘을 갖게 됩니다. 내가 진심을 담았는가, 이 글로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독자에게 어떤 울림을 주고 싶은가. 이런 질문 없이 써내려간 글은 멋져 보여도 오래 남지 않습니다.
위로하고 싶은가요? 혹은 나의 실패를 나누고 싶나요? 그렇다면 목적이 분명한 글, 그리고 감정이 살아있는 문장으로 독자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감정이 살아 있는 에세이는 단순한 콘텐츠가 아니라,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는 문장이 됩니다.
2. 단계 1: 아이디어 발굴과 구조 설계
에세이를 처음 쓸 때, 저는 늘 제목만 써놓고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곤 했습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죠. 그런데 나중에 깨달았습니다. 글이 안 써지는 이유는 ‘생각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정리가 안 돼 있어서’라는 걸요.
좋은 글의 출발점은 ‘대단한 생각’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주 사소하지만 절실한 감정 하나에서 시작됩니다.
저는 글을 쓸 때마다 브레인스토밍을 합니다. 예를 들어 ‘혼자 있는 시간’이란 주제를 정했다면, 그 단어에서 떠오르는 감정, 장면, 기억들을 아무렇게나 적어봅니다.
“조용한 새벽이 좋다.”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 외로웠던 때도 있었다.”
“혼자 있으면 진짜 내 생각을 마주하게 된다.”
이렇게 나온 단상들을 마인드맵으로 연결하면 감정의 흐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하나의 문장을 뽑아냅니다. 저는 이걸 ‘씨앗 문장’이라고 부릅니다.
“나는 사람들 속에 있을 때보다, 혼자일 때 더 나다워진다.”
이 문장이 생기면, 그다음은 의외로 쉽습니다. 서론에서는 그 사실을 언제 깨달았는지 이야기하고, 본론에서는 내 경험이나 그 감정의 이유를 풀고, 결론에서는 지금의 나를 이야기합니다.
글의 구조는 복잡할 필요 없습니다. 중요한 건,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감정 줄기를 따라가느냐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씨앗 문장입니다. 아이디어는 떠오르는 게 아니라, 내 안에서 끌어내는 것입니다. 브레인스토밍과 마인드맵, 씨앗 문장 — 이 3가지는 생각의 숲에서 길을 내는 도구입니다.
3. 단계 2: 초안 작성 ㅡ 초안은 잘 쓰는 게 아니라, 솔직하게 쓰는 것이다
저는 초안을 쓸 때마다 하나의 원칙을 지킵니다.
“이건 아무도 안 볼 거라고 생각하고 쓴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잘 써야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하면 글이 너무 예뻐지려고만 하거든요. 문장은 매끄럽지만, 내 진짜 감정은 어디에도 없고요. 그렇게 써진 글은 아무리 완성도가 높아도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기 어렵습니다.
초안은 내 속을 꺼내는 작업입니다. 그게 어색하든, 구불구불하든, 맞춤법이 틀리든 일단 마음을 꺼내야 합니다. 저는 가끔 ‘지금 이 감정을 사람들에게 들켜도 괜찮을까?’라는 두려움이 생길 때, 이렇게 씁니다:
“그날 나는 너무 서러워서 그냥 사무실 화장실에서 15분을 울었다.
말도 못 하고, 그냥 참기만 했던 내가 싫었다.”
이런 문장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진짜 내 이야기니까, 독자도 나를 따라오게 됩니다. ‘그들은’이 아닌 ‘나는’으로 시작하는 것, 추상적인 느낌보다 구체적인 장면을 떠올리는 것 — 이건 기교가 아니라 용기입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진짜 이야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저는 초안에서는 문단의 짜임이나 완성도를 신경 쓰지 않습니다. 지금 이 감정을 써야겠다는 마음 하나로 써 내려가고, 나중에 구조화합니다.
글쓰기는 정리가 아니라 표현입니다. 초안은 잘 쓰는 게 목표가 아닙니다. 진심이 담긴 문장 하나만 건져도, 그 글은 이미 성공입니다.
4. 단계 3: 다듬기 ㅡ 좋은 글은 고치는 글에서 태어난다
저는 한때 이렇게 믿었습니다.
“글은 첫 느낌 그대로 써야 진짜다.”
그런데 지금은 그 생각을 고쳤습니다. 왜냐하면, 제일 진심이 담긴 글이 항상 제일 어수선했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쏟아졌지만, 문장은 흔들렸고, 중심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감정이 아니라 혼란만 전달되었죠.
그래서 저는 이제 리비전을 ‘감정의 뼈대를 세우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초안은 감정의 흩어진 파편이고, 수정은 그 파편들을 연결해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하는 작업입니다.
예전 글 중 하나를 수정했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엔 이렇게 썼죠:
“나는 그날 정말 슬펐고, 아무 말도 하기 싫었다.”
이 문장을 아래처럼 고쳤습니다:
“그날, 커피잔을 들고 회사 베란다에 섰을 때, 말 한 마디 꺼낼 자신이 없었다. 슬픔이 아니라 무기력이었다.”
같은 감정이지만, 후자의 문장은 장면이 생기고 감정의 결이 섬세해졌습니다. 이것이 리비전의 힘입니다.
이 단계에서 제가 하는 일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 구조 점검 – 글의 시작과 끝이 자연스럽게 흐르는가? 문단 간 전환은 부드러운가?
- 문장 정리 – 반복되는 표현은 덜어내고, 핵심은 살리기. 불필요하게 긴 문장은 짧고 단단하게.
- 감정의 조율 – 너무 과하거나 너무 무딘 부분은 단어를 바꿔가며 조율하기.
마지막으로 꼭 거치는 단계가 있습니다. 타인에게 보여주기. 나는 이 글에 익숙해서 빠진 게 안 보이니까요. 피드백은 고통스럽지만, 가장 빠른 성장의 지름길입니다.
글은 처음보다 마지막이 중요합니다. 감정을 꺼낸 것도 대단하지만, 그 감정을 독자에게 닿도록 다듬는 건 더 큰 용기입니다. 리비전은 단순히 ‘고침’이 아니라, 감정을 ‘전달하는’ 작업입니다.
5. 플랜 지속 및 글쓰기 루틴 만들기
저에게 가장 힘들었던 건 글을 잘 쓰는 게 아니라, 글을 ‘계속 쓰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의욕만 앞서 매일 1시간씩 쓰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며칠 만에 무너졌습니다.
‘오늘은 좀 피곤하니까’, ‘내일 두 배로 써야지’ 하다가 결국 다시 빈 페이지 앞에서 막막해졌죠.
그때부터 글쓰기 루틴을 ‘작게, 가볍게, 반복 가능하게’ 바꿨습니다. 매일 아침 커피 마시며 15분 동안 쓰는 걸로 시작했습니다. 하루의 감정, 기억, 혹은 전날 읽은 문장에서 느낀 점 하나.
중요한 건 ‘많이 쓰기’가 아니라, ‘계속 쓰기’였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저는 SNS에 글쓰기 일지를 짧게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단어 300개를 썼다”, “씨앗 문장이 하나 생겼다” 같은 기록이 누군가에겐 자극이 되고, 제겐 작은 성취가 되었습니다.
글쓰기는 마라톤이고, 작가의 길은 훈련입니다. 자기 자신에게 글을 쓰는 약속을 하고, 그것을 반복하는 것. 그게 결국 생각하는 힘, 말하는 능력, 그리고 세상과 연결되는 문장을 만들어냅니다.
팁
- 하루 15분, 주 3회부터 시작
- 캘린더에 글쓰기 시간 예약
- 친구나 온라인 그룹과 글쓰기 약속 공유
- 가끔은 손으로 쓰기 – 감정이 더 진하게 올라옵니다
맺음말 – 글을 쓰는 당신에게
글은 도구가 아닙니다. 글은 당신의 마음을 꺼내는 통로입니다.
우리는 종종 ‘잘 쓰는 글’을 목표로 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진심이 담긴 글’입니다.
오늘 당신의 마음 안에 어떤 감정이 있었나요? 그 감정은 글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를 끌어내고, 초안을 쓰고, 천천히 다듬는 일 — 이 모든 과정은 당신 안의 이야기를 세상 밖으로 꺼내는 여정입니다.
이제, 더 이상 미루지 마세요. 멋진 글이 아니라, 지금의 당신을 담은 문장 한 줄이면 충분합니다.
오늘, 아주 짧은 글 하나라도 써보세요.
그것이 당신만의 문학이 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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